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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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태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포스트는 상단의 링크와는 별 관계 없습니다.

by longfin | 2009/01/05 13:15 | Life&Lie | 트랙백 | 덧글(2)

연말

 언제부터가 2008년이었을까. 1년이 다 지나간 지금 떠올려보면 아마도 숭례문이 어떤 미치광이에 의해 활활 불타던 설 연휴의 마지막날, 그 날 새벽이 아닌가 싶다. 난 그날 새벽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시고 정신이 삐뚤어졌으며, 그 삐뚤어진 정신으로 한해를 미친 듯이 살았다. 다사다난했다는 말로도 어쩐지 표현이 약한 것 같은,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도저히 실감이 안날 것만 같은 2008년을 말이다.

 우선 참 많은 것이 변한 해였다. 국가적으론 대통령과 정권이 바뀌었으며, 학교의 과를 바꿨으며, 지금은 신분마저 바뀐 상태다. 이 와중에 성별이 바뀌거나 부모가 바뀌거나 하지 않은 게 정말 천만의 다행이지. 더군다나 이 변화가 특별한 것은 세가지중 두가지를 내 의지로 갈아치워버렸다는 것이다. 언제나 불완전연소하는 삶을 사는 것 같은 이 썩어문드러진 감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의지로 무언가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뜨겁진 않아도 미적지근하진 않은 한해를 보낸게 아닌가, 이렇게 애써 자축해본다. 어쨌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보단 낫지 않은가.

 하지만 더 기뻐해야할 것은 이런 무지막지한 시대의 분탕질속에서 손에서 놓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겠지. 아직까지 난 그런대로 멀쩡해보이는 집에서 그런대로 살만한 식구들과 같이 살고 있다. 아마 근시일내에 바뀌지 않을까 싶어 불안하기만한 풍경이지만, 지금은 무사히 2008년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가급적 내년도 내후년도 같이 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2009년은 추운해가 될것이라는 이도 많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이도 많다. 뭐 아무래도 좋다. 올해처럼 극단적으로 무언가가 변해버리던지, 그렇지 않던지 그건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단지 올해처럼 글로 남길만큼 특기할만한 그런 해이길 바래본다.

by longfin | 2008/12/30 22:05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1)

근황

  • 방치되다시피하는 블로그지만 일단 적어봅니다.
  • 다니던 회사는 정리하고,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가능한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장난이 아니고[마천-수색] 아무래도 전에 다니던 곳보다는 좀 엄격한 분위기다보니 애를 먹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구요. 어쨌거나 이 점은 따로 썰(?)을 풀 생각이 있습니다.
  • 슬슬 취미로 하고 있는 TCG쪽도 은퇴(?)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부은 돈도 있고 들인 정도 있어서 모쪼록 오랫동안 재밌게 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여러가지로 상황이 도와주질 않네요. 저야 여전히 흥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취미는 아니니까요.
  • 급격한 감량의 반동일까요. 체중이 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원상 복귀. 체형적으로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할텐데 참 쉽지가 않습니다.
  • 좀 다른 이야기지만 따로 공부하던 clisp도 진도를 못뺀지 근 두달쨉니다. 정말 이대로 게을러지다간 큰일일텐데요.
  • 야심차게 준비(?)했던 Javascript 강의는 결국 일시 중단 상태입니다. 일단 저 자신이 남을 가르칠만큼 높은 경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되서요. 초급자를 위한 좋은 책도 많이 나온 상태구요.[Head First랄지, Head First랄지]

 

 

by longfin | 2008/12/07 23:25 | Life&Lie | 트랙백 | 덧글(0)

전 개발자란 말이 싫습니다.

http://resistan.com/savethedeveloper/


하지만 저도 좀 살려주세요.

by longfin | 2008/12/07 08:27 | Life&Lie | 트랙백 | 덧글(2)

구인

 어쨌거나 이직을 하게 됐다. 근 3년간 붙어있던 회사를 나오는 일이라 새로 가게 될 2주간의 인수인계기간을 요청했다. 그 쪽은 싫은 내색을 완전히 감추진 않았지만, 끝내고 오라고 허락해줬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부터다. 난 9월 말부터 여태까지 내 뒤를 맡을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이나 근무 조건에 맞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지원자 자체가 없었다.
 구인을 시작하기 전까지 솔직히 나는 후임 선정에 별 고민을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사방에서 구직난이라고 떠들어대는 세태 덕에 그리 나쁘지 않은 급여에 근무 조건이라면 다소 회사 인지도가 떨어져도 사람은 쉽게 구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안일했다. 구직난이라고 떠들어대도 다들 영어책을 찍으면서 웹 개발자를 구하는 이 수상한 회사엔 선뜻 입사지원을 하지 않았다. 또 입사지원을 하고 면접 일정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지 않는 사람도 속출했다. 그 와중에 그나마 면접에 응한 2명의 지원자 중 한명은 기술 면접에서 도저히 근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고, 다른 한명은 급여가 빨리 결정되지 않는다면서 임원 면접을 거부했다. 
 다음주까지 후임자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난 이 회사를 나와야한다. 그렇게 되면 남은 팀원들에겐 분명히 폐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심사를 뒤흔드는 건 구직이 어려운 시대라고 하면서 조건이 갖춰져도 기회를 잡지 않는 사람들이다.

by longfin | 2008/10/14 22:15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2)

돈을 버는 이유

 얼마 전에 채팅방에서 채팅을 하던 중에 신세 한탄을 했던 적이 있었다. 같이 일하는 아이중 하나가 어디서 부업을 하나 받아왔는데 난 별로 하기 싫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거절을 못하는 성미상 그냥 어쩌다보니 같이 하는 모양새가 되버렸고 그것 때문에 정시 퇴근까지 못하게 되니 내심 짜증이 나서 한 말이 '나는 돈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 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시간은 만들면 되는 거다.'라고 주장하더라. 난 그래서 다시 설명해줬다. '난 시간을 만들 필요가 없는 여유를 원하는 거다.' 라고. 어찌보면 말장난같지만 난 저 말을 내가 해놓고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확실히 부업을 해서 DMB가 되는 핸드폰을 사는 건 근사한 일이다. 하지만 난 차라리 그 시간에 퇴근해서 편하게 보고 싶은 드라마를 TV로 보는 게 더 좋다.  

by longfin | 2008/10/09 23:34 | 트랙백 | 덧글(1)

말하는 재주

 내 끔찍한 착각 중 하나는 내가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난 지지리도 말하는 재주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 중요한 오늘, 너무나 여실히 증명되었다. 난 내 말재주만 있으면 다소 부족해보이는 내 이력으로도 면접쯤은 가볍게 패스하리라, 내심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면접관들은 나처럼 생각해주지 않았나보다. 그들은 내이력의 공백을 끄집어내고 병역에서 도망가기 위해 회사를 이용하려했던 내 시꺼먼 심보를 도마 위로 꺼내 난도질했다. 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생선처럼 이리뛰고 저리뛰어봤으나 내 언어엔 물기가 없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녹차를 들이킬 수 밖에 없었나보다.

by longfin | 2008/10/06 22:16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0)

도구

 한나라당이 어제 자살한 최진실과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이버 모독죄를 도입한다고 한다. 당연하게도 민주당은 반대했다. 고인을 정쟁의 도구로 쓰지 말라는 것이다. 솔직히 내 의견도 약간은 민주당과 비슷하다. 내가 관심이 없기도 헀지만, 최진실의 자살에 악플이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지 좀 의아했기 때문이다.
 뭐 어찌되었거나 이런 빅 이슈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 또 있다. 나는 업무 중 웹서핑을 하기 곤란한 처지가 되서 RSS리더를 최근에야 쓰기 시작했는데 보다보니 그야말로 블로그마다 난리가 났다. 한국인의 오지랖을 탓하는 친구부터 음모설을 재기하는 사람까지 가지각색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그들에게도 역시 최진실은 도구였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최진실의 죽음을 논하는 그들의 시각 뒤엔 다 제각각 달랐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도 오늘 좀 늦었지만 그 대열에 합류해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내용

by longfin | 2008/10/03 22:04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0)

수정하지 않고 쓰기

 어제였던가. 늘 가던 교보문고에서 책을 보던 중에 '치유의 글쓰기'란 제목의 책을 봤다. 뭐 대부분의 이런 책이 그렇듯이 심리 뭐시기라는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와서 '삶을 윤택하게 해줍니다.'라며 이상한 방법론을 늘어 놓는 것이 주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그 방법이 '글쓰기'다. 뭐든 좋으니 '일기'에 적기 시작하면 삶이 평화로워진다. 뭐 이런 이야기다. 내용 자체도 평이해서 그냥 책장을 넘기고 있었는데 유독 눈에 띈 조항이 있었다. 바로 '가급적이면 손으로 직접 써라.' 였다. 그런데 그 이유가 더 재밌다. 바로 워드프로세서는 수정이 너무 쉽기 때문이란다. 솔직히 글쓰기의 치유효과나 삶의 질보다 날 놀라게 했던건 수정의 폐해를 지적한 부분이었다. 수정은 자기 자신을 숨기고 속인다는 것이다.

 난 유난히 워드프로세서로 많은 문서를 작업하는 데 익숙한데다가, 잔실수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런 내가 워드로도 안치는 글을 직접 손으로 쓴다는 건 너무 힘든 일 일 것이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겠지. 그래서 난 내 글을 끊임없이 수정한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화살표와 백스페이스, 그리고 딜리트키를 누르는 횟수를 잰 다음에 카운트해주는 스크립트를 짜서 한번 써볼 생각이다. 아마 그 횟수는 본문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 책의 논리대로라면 난 그만큼 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수투성이에 엉망진창인 속내용물을 넝마주이를 끌어다놓고 가리고 있는 거겠지.



아니면 단지 오타를 굉장히 많이 내는 것뿐일 수도 있고.

by longfin | 2008/10/02 01:54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0)

내가 보는 빨강은 정말로 빨강인가.

라는 생각이 요즘 부쩍 많이 든다. 예를 들면. 난 도저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반대로 난 이건 좀 괜찮지 않나란 이야기를 바보같다고 누군가는 욕하기도 하는 뭐 그런거지.
 이쯤 되니까 내가 과연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인간인지조차 의심이 갈 때가 부쩍 늘었다. 그래도 예전엔 남이 이게 빨강이라니깐 내눈엔 아무리 빨강이 아니더라도 믿어줄 수 있는 끈기와 성의가 있었는데, 요즘은 지쳐만가서 '네, 그러세요. 하지만 지구는 돕니다.'라는 식으로 비웃는 비겁한 태도밖에는 취할 수가 없다. 정말 싫다. 

by longfin | 2008/09/19 02:07 | Diary[반말]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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